내 여자친구는 미친년 - 4
오늘도 왔어 형들!!
재밌게 읽어준 형들 너무 고마워 ㅠㅠㅠ
내가 작가도 아니고 그냥 지극히 사적인 얘기인데
글쓰는게 부담감이 엄청나네...
오늘 글 못쓰면 어떡하지....혹시 재미 없어하면 어떡하지...
하긴 내가 뭐 작가는 아니니까...ㅎㅎㅎ
그래도 응원해주는 형들 있으니까 다시 이어 나가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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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살짝 취기가 돌아있었어..
20살이니까 혹시 집에 들어가야하는 시간이 있는지 물어봤는데
새벽 5시 전에는 들어가야 한다더라고...
여기는 서울이구 우리는 지방에 사는데
급해서 가까운데 갔다가 아침에 혹시나 못일어나면 안돼잖아 ㅋㅋㅋ
고속도로에 올려 우리동네 모텔로 향했어~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좀 밟았지...물론 살짝 잠든 그녀가 깨지않게 최대한 안락하게..ㅎㅎ
맥주 조금만 더 마시고 싶다고 해서 편의점에 들러 맥주를 몇캔 사고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모텔에 입성.....
이번이 세번째 만남인데...본능에 이끌려 달려들순 없잖아..
그만큼 그녀에게 뭔가 모르게 소중한 감정이 들었어....
테이블을 끌어와 맥주를 셋팅하고 우리는 침대에 나란히 앉았어..
근데 뭔가 이상했어....
아까 한강에서 얘기나눌때와는 다르게
그녀는 표정이 어둡고...눈빛이 슬퍼보였어....
더 함부로 할수가 없더라고....최대한 내 얘기는 아끼고 그녀의 얘기를 들어주었지..
대화에 별 내용은 없었어...이미 어느정도 취해있었지만 그녀는 계속 맥주를 홀짝였지...
'오빠~ 노래 듣는거 좋아해요? 나 좋아하는 노래 좀 틀어도 돼요?'
물론~~
그녀가 핸드폰을 들어 저장되어있던 노래를 틀었어..
그녀의 노래 취향도 궁금했는데...
음...첨듣는 노래였는데 뭔가 폐쇄적이고 어두운 느낌의 팝송들...
노래가 흘러나오면서 우린 말없이 노래만 들었어..
난 최대한 분위기를 망치지 않으면서 그녀를 주시했어...
연륜 좀 있고 사람 많이 겪어본 형들은 알거야...
사람눈을 봤을때 표정은 웃고는 있지만 뭔가 기구한 사연들이 가득 담긴 눈빛....
모텔을 오기전에 상상했던 그런 분위기와는 전혀 다르게 어둡게 흘러갔어...
그러면서도 그녀는 나를 배려하여 최대한 밝게 있으려 노력하는것도 느껴졌지...
그녀가 담배를 입에 물고 창문을 열었어...
말없이 눈빛을 보내며 난 내 무릎을 가볍게 탁탁 두드렸어..
그녀는 내 싸인을 알아채곤 내 무릎위에 앉아 담배를 태웠어..
그상태로 그녀를 꼬옥 안아주었지...
야릇한 포옹이 아니라 위로의 따뜻한 포옹...
들고있던 담배를 끄고 그녀도 나를 가볍게 안았어...
그게 뭔가 더 어둡게 느껴졌어...
이 분위기 계속 가면 안되겠다 싶어서 좀 풀어주고자
'나....뽀뽀해두돼용??^^'
나이 36에 20살에게 애교부리는거 진짜....으~~~~~~~~~~
그녀가 피식 웃더니 나에게 가볍게 입을 맞추었어...
와....그때 그 순간의 기분은 세상을 다가진것 같더라...ㅎㅎㅎㅎ
스킨쉽도 좋았지만 그보다..서로 무슨 사연인지는 몰라도 따뜻하게 안아주는...
그런 사람이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그때쯤 나도 정말 힘들었거든..
가족도 친구도..주위 사람 다 떠나고 홀로 남겨진 느낌..
일은 점점 꼬여만 가고..
항상 바르고 성실하게 살려고 노력했는데 결과가 이건가싶은 박탈감...
나도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었어...
서로 분위기를 느끼고 있는 중, 그녀의 전화벨이 울렸어..
그녀는 번호를 확인하고 받지 않았어...
하지만 전화벨이 계속 울렸어...
안되겠다 싶었는지 그녀는 '잠깐만 실례할게요..^^'
하고는 전화를 받았지...
누군진 모르지만 방이라도 더있었음 자리를 피해줬을텐데
모텔방에 갈곳이 어딨어 ㅋㅋㅋ
그냥 옆에서 마네킹처럼 앉아있었지...
그녀의 핸드폰 너머로 안부를 묻는 낯선남자의 음성이 들려왔어..
그의 안부에 대답을 생략한채 나는 처음 들어본 차가운 말투로
'연락 그만했으면 좋겠어...이만 끊어볼게...'
그러고 바로 통화 종료를 눌러버리는 그녀...
하지만 그남자에게선 다시 전화가 왔어...
담배를 입에 문 그녀는 몇번을 받지 않다가 다시 전화를 받았지..
그 낯선 남자는 그녀에게 잘못했다며, 기회를 더 달라며 엄청 매달렸어...
'너랑 세번 만났어, 만날때마다 너 어떻게 했어?'
'술마시다 잠드는거 제일 싫다고 했지?'
'말끊는거 싫다고 했지!! 말끊지 말라고 씨x!!!!!!!!!!!!!'
난 얼음인형이 되버렸어...
그 예쁜 얼굴과 고운 입에서 씨x이라는 단어가 나올줄이야...
그보다 난 그녀에게서 들어본적없는 차갑고 분노에 찬 말투...
다른사람인것 같은 그 표정.....
근데 그순간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낯선 남자의 목소리.............!!!!!!!!!!!!!!!!
'oo아...진짜 미안해..oo아!!'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미안하다고 하는데
그남자가 부른 이름은 내가 아는 그녀의 이름이 아니었어..............................
'내가 본명 부르지 말랬지!!!!! 봄이라고 부르라고!!!!!!!!!!!!!!!'
거의 발악 수준이었어...
난 말없이 안듣는척..하지만 들릴수밖에 없는...
잠시 말이없던 그녀는
'됐어...꺼져........'
라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어...그리고 또 담배를 입에 물었지...
깊은 한숨에 담배연기를 내보내며 그녀가 나에게 말했지...
'미안해...이젠 내가 봄이인지..수아인지...아영인지......모르겠지...?'
난 말없이 그녀를 지켜보았어...
그녀의 눈빛은 취기와 함께 알수없는 감정으로 가득했고..
표정은 이세상 사람의 표정이 아닌거 같았어...
무슨일이냐..어떻게 된거냐...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녀의 어깨를 토닥여줬어...
그녀는 핸드폰을 들어 노래를 켰고, 아까보다 더 어둡고 침울한 노래들이 흘러나왔어...
뭐 대부분 죽음에 관한 가사들?
궁금해 미치겠지만...아무것도 물을수도 없었지...
그때 시간이 새벽 4시쯤이 되었어..
술이 약한 그녀도 어느정도 술이 되어보였는데
'오빠..나 집에 가봐야 할것같아요..택시타고 갈게요..'
거의 산속이나 마찬가지인 모텔이라 택시잡을수가 없는 동네여서 데려다 주겠다고 했어..
짐을 주섬주섬 챙기더니 문을 박차고 나갔어..
재빨리 뒤따라 가는데 내가 따라 갈수록 그녀는 더 빨리 도망쳤어..
1실1주차 모텔이었는데 차고문을 열자마자 그녀는 뛰쳐나갔어..
나는 그녀를 부르며 차를 빼서 뒤쫓아갔는데 그녀는 이미 어둠속으로 없어졌어..
4월말에 산속은 정말 추워...
그리고 낮에 그녀가 산옷...어떤옷인지 알지??
그상태라면 감기에 걸리거나...어두운곳에서 누군가의 표적이 되기 딱 좋은거지...
너무 걱정되서 모텔 주변을 한참 뒤졌는데 그녀는 보이지 않았어..
작정하고 숨은 사람을 어떻게 찾나...
전화를 아무리해도 받지 않는 그녀..
짜증까지 섞인 나는 모텔로 다시 돌아왔고 지쳐서 살짝 잠이 들었어..
얼마 안지나 그녀에게 전화가 왔어...
걱정된 나는 전화를 받아 그녀의 위치를 물었는데
산속이라 어둡고 너무 추워서 어딘지 모르겠대....ㅠㅠㅠㅠㅠㅠ
시간은 새벽 5시가 다되어 가고 다시 차를 타고 주변을 도는데 통화가 끊어졌어..
다시 전화를 거는데 계속 통화중이다가 다시 전화를 안받더라....
사람 진짜 미치겠더라고.....
그러다 주변 과수원 나무 사이에있는 그녀를 발견했어......ㅠㅠㅠ
얼른 뛰어가보니 흙밭에서 굴렀는지 새옷들은 만신창이었구 머리는 헝클어져 있었어...
내 옷을 얼른 벗어 그녀에게 덮어주었고 차로 데려와 히터를 팡팡 돌렸어...
내차에 탄 그녀의 전화가 울리고 그녀가 받았어..
'네...네...지금 집에 가고있어요...아니에요..네..네..'
그녀의 집과는 그리 멀지 않아 금방 도착했어...
그녀는 이전에 만났던 장소말고 같은 아파트 다른동에 내려달라고 했어...
아...여기가 진짜 집이구나...........
그녀의 전화가 다시 울렸고,
'네..네..지금 집앞이에요....집에 들어가서 전화드리면 되죠? 네...'
전화를 끊고 그녀는 잘들어가라는 말만 남기고 집으로 뛰쳐 들어갔고
난 그녀에게 아무말도 못했어...........
그리고 난 집에 돌아와 잠에 들었고...
아침에 일어났을때 그녀에게서 온 문자...
"너무 많이 보여준것 같다..잘지내고..꽃길만 걸어.."
가슴이 너무 아팠어.....
도대체 무슨 사연이길래 20살짜리가 이렇게 할수있는지...
출근해서 비몽사몽+알수없는 기분에 시달리다가 나도 마음 정리를 하고
그녀에게 장문의 문자를 보냈지...
"사람 만나고 헤어지는거 무뎌졌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엔 좀 아프네"
"나도 요새 힘들었는데 그래도 너랑 있던 시간 그나마 위로받는거 같아서 행복했어"
"어이없는 농담에 깔깔 웃어주고, 케익 한조각에도 행복해하던 봄이로.."
"내가 너 오랫동안 기억해줄게..."
답장은 오지 않았어...그렇게 이틀이 흘렀는데...
이전에 이별을 했을때랑은 다른 감정에 계속 시달려서
몸살기운까지 왔어....
무의식에 이끌려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지...
"나...너무 아프다....."
답장을 바라고 보낸건 아니었어...나도 내가 무슨 정신이었는지..
난 이별을 마음 먹으면 정말 독하고 차갑게 돌아서는데 이번엔 그게 잘 안됐어...
근데 그녀에게서 답장이 왔어...!!!!!!
"....왜요....아프지 마요...."
짧은 문자에 그녀도 어떤 의미로든 내생각에 시달리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어...
"우리...좀 만나자...!!!"
"...........저 오늘 학원 두시에 끝나요..."
"어디로 가면돼? 두시까지 갈게!!!"
"xxx쪽으로 오시면 돼요...기다릴게요..."
그렇게 그녀와 다시 만나게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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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글이 좀 길었다 ㅠㅠㅠㅠㅠ
지루했다면 미안해 형들....
글쓰다 보니 그때의 감정이 하나둘씩 떠올라서 젖어들다보니
글이 계속 디테일해지는거 같아..
더 하고싶은말 많은데 오늘은 이만 여기까지 할게!!!!!^^
이 썰의 시리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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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날짜 | 제목 |
1 | 2020.12.08 | 내 여자친구는 미친년 - 1 (17) |
2 | 2020.12.09 | 내 여자친구는 미친년 - 2 (7) |
3 | 2020.12.09 | 내 여자친구는 미친년 - 3 (12) |
4 | 2020.12.10 | 현재글 내 여자친구는 미친년 - 4 (15) |
5 | 2020.12.11 | 내 여자친구는 미친년 - 5 (13) |
6 | 2020.12.22 | 내 여자친구는 미친년 - 6 (8) |
7 | 2020.12.28 | 내 여자친구는 미친년 - 7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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