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자친구는 미친년 - 1
평소 썰 읽는거 좋아하는데 어쩌다 여기 알게되서
그동안 눈팅만 하다가 미천하지만 나도 한번 내 연애썰을 풀어볼까해서 적어보아~ㅎ
재미없으면 그냥 뒤로 가줘...나 상처잘받아....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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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올해 36살 아재야...
재작년부터 사업이 잘못되면서 많이 힘들어졌고
작년에 이혼 확정 되면서 나는 혼자 살고 와이프랑 딸아이랑 별거중이야..
그래도 아빠 노릇은 하고싶어서 틈틈히 찾아가서 놀아줘...
와이프랑은 연애를 오래하고 결혼해서 서로를 너무 잘알아.
현실적인 문제들때문에 많은 이야기끝에 이혼밖에 답이 없다는걸 서로가 인정했구
딸아이도 있고, 여러가지 정리안되는 것들때문에 서류상 이혼은 당장은 안되서 별거만 하고
악감정없이 서로 친구처럼 지내고 용건있을때 전화두 자주해..ㅎ
2년전쯤부터 사업에 무리가 왔구 가족을 지키려 혼자 말도 못하고 끙끙 댔는데
그게 병이 되서 우울증이랑 공황장애까지 와서 병원두 다녔어 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주변사람을 멀리하게 되고 하다보니
우리가 이혼했다는건 가족들말고는 아무도 모른채로 지내게 되었어..
사람 만나는거 좋아했는데 한참을 은둔하다보니 외롭더라~
정확히는 그냥 속터놓고 이야기할 사람이 필요했는데
내가 원래 속얘기를 잘 안털어놓는 성격이구
이놈에 병때문인지 친한 친구나 내 주변사람 누구랑은 속얘기를 안하고 싶었어.
남자든 여자든 나이 상관없이 그냥 떠들수 있는 상대면 누구라도 좋다라는 생각으로
오픈톡에 '성별무관/나이무관/신상질문금지'라고 방을 만들었어 ㅎ
내가 한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람일정도로 작은 지방 도시에 사는데
사실 성별,나이,신상때문에 사람을 볼때 어느정도 프레임이 씌여지는게 사실이잖아?
그런거 없이 그사람을 그대로 보고, 상대도 나를 그대로 봐줬으면 하는? 그런 생각으로..ㅎ
방을 만들어놓고 거의 2달정도가 지난거 같아..
알겠지만 방장이 남자면 사람이 잘 안들어와 ㅋㅋㅋ
그러다 올해 4월~~
별로 참석하고 싶지않은 회식중이었는데 카톡이 띠링 울리더라고~
'안녕하세요~~ 대화하고 싶어요~~'
방만들고 한참만에 사람이들어온거라 너무 반가웠어 ㅠㅠ
나도 인사를 하고 방을 나가지 않게 칼답하면서 톡을 했지 ㅎㅎ
묻지는 않았는데 자기는 여자고 20살이래....
어????20살???????
보통 그또래에 내나이 말하면 '안녕히 계세요'잖아...ㅋㅋㅋ
그래도 그쪽이 나이를 밝혔는데 내가 말 안해주면 예의가 아닌거 같아서
'저...36살인데.....대화 괜찮으세요...??ㅠㅠㅠ'
라고 물으니 괜찮대...;;;;
그러더니
'죄송한데 사진 좀 보여주실수있으세요? 다른건 아니고 혹시 아는분일까봐..ㅠㅠ'
에라모르겠다 하고 옛날에 찍어두었던 셀카 한장을 보내줬어..
'아! 감사합니다..ㅎㅎ 이건 제사진이에용 ㅎㅎ'
하고 사진을 보여줬는데
와....무슨 인스타 여신급??의 아리따운 아가씨 사진이 온거야..
물론 포샵이 들어갔겠지만 그래도 본판이 되는??
이런 아가씨가 왜 나랑 놀려고 하지...걱정이 되면서 파토날 각오를 하고 있는데..
그러더니 바로 '오늘 시간 되세요?????^^'
엥???뭐지????
톡을 한 시간이 7시쯤이었구 회식은 2차까지 가면 빨라도 10시는 되야 끝날거 같았어
'지금 회식중이라 10시정도 되야 끝날거 같은데...괜찮으세요??ㅠㅠ'
'아...시간이 너무 애매하네요..ㅠㅠ'
회식도 재미 없고 이야기 상대가 필요한 마음이 간절했어서 뭔가 다급해졌어..
'그럼 최대한 빨리 끝내면 늦어두 9시 전에는 볼수있을거 같은데..괜찮으세요?ㅠ'
'아~ 저도 준비할 시간 필요하니까 그정도면 좋을거 같아요~^^'
순간 미소가 지어졌는데 곧바로 입꼬리가 내려갔어..
별대화 안했는데 갑자기 보자고??
당신은 20살이고 나는 36살인데??
뭐지?? 꽃뱀인가?? 나 장기 털리나????????
그래서 다시 물어봤어...
'저 근데....36살인데.......저랑 노는거 진짜 괜찮아요...??;;;;'
'네~ 괜찮아요~~ 그냥 간단하게 맥주나 마시면서 얘기나 해요~~^^'
아무리 괜찮다고 말해도 걱정 반, 무서움 반...이었어...
그냥 나갔다가 아는 동생 술한잔 사줬다고 생각하자..
얘도 그냥 술한잔 얻어먹을 사람이 필요한거겠지..라고 생각해버리고
약속시간은 9시, 약속장소를 정하구 그쯤 다시 연락하기로 했어..
재미없던 회식을 마치구 집에가서 옷갈아입을 시간도 애매하구
뭐 그냥 1회성 만남이겠거니~ 나갔다 뺀찌먹으면 걍 집에 갈생각으로
그날 거의 츄리닝차림이나 마찬가지였는데 미리 내 복장을 말하니 괜찮다고 해서
약속장소로 가면서 다시 톡을 했어..ㅎ
그쪽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저기...장난치시는 분이 너무 많아서 그런데, 보이스톡할수있어요?ㅠㅠ'
저기요...그건 제가 하고싶은 말인데...;;
보톡을 거니 20살의 상큼 발랄한 목소리의 아가씨가 반갑게 받아주더라 ㅠㅠ
여기 어디어디 와있다 위치 설명을 해주니
의심받는 기분들었으면 미안하다고 계속 사과를 하는거야.. 되려 내가 미안하게;;;;
5분만 기다려 달라고 하더니 다시 보톡이 왔어..
차를 끌고 그쪽으로 가니 왠걸.........
사진은 상반신만 나와서 잘 몰랐는데
늘씬한 라인에 약간은 섹시한 타입의 아가씨가 여기라고 손을 흔드는거야....
나도 모르게 주위를 둘러보게 되더라....
혹시 각목든 남자들이 있는건 아닌가...썬팅이 진한 봉고차는 없나...ㅎㄷㄷㄷㄷㄷㄷ
앞에서니 전화를 끊으면서 내차에 탔는데....
내가 살면서 이런 여자랑 말을 섞게 되다니...그것도 36살에...라는 생각에 말도 잘 안나왔어...;;;;
솔직히 사람상대하고 특히 여러사람 앞에서 말하는 일쪽에 오래있었어서
첨보는 사람하고도 말은 잘섞는 타입이거든?
근데 이 아가씨가 옆에 탄 순간 각목의심+아름다운에 눌려 말이 잘 안나오더라;;;
어버버하는데 아가씨가 또 기가막히게 분위기를 잘 풀어주는거야;;;
난 누가 나한테 대화를 이끌어주면 또 잘 따라가거든..ㅎㅎㅎ
천천히 드라이브 하면서 인사와 간단한 담소를 나누다가 어디 가고싶은데 있냐고 물으니
맥주한잔 하자길래 자주가는곳 있냐물으니 옆도시에 자주가는 노래방이 있다고...
무서웠어...가면 형님들이 각목들고 있는거 아닐까...
아님 나 무슨 정신 잃고 깨어나보니 술값 300만원 나와있는거 아닐까...
그래, 차를 핑계로 술을 먹지 말자...!! (사실 난 원래 술담배를 안해...ㅋㅋ)
하고 편안한 운전으로 대화를 하며 40분 정도를 이동했지...
주차를 하고 그녀를 따라 어는 노래방에 들어갔어...
다행이 무슨 빠는 아니더라 ㅋㅋㅋ
그래도 처음 본거고 하니 내가 계산을 해야겠지?
떨리는 마음으로 카드를 내미니 노래방비 2만원이 결제되는거야 ㅠㅠ
뭐 바가지 씌우고 그런곳은 아니구나..라고 생각하는 찰나!!!!
내 주머니로 뭔가가 들어오는 느낌??? 소름이 쫙~~~!!!
어?? 하고 쳐다보니
그녀가 씩~ 웃으며 내 주머니에 만원을 찔러넣은거였어.....
이게 무슨 상황이지??????
'처음 뵙는거니까 남자인 제가 계산할게요~^^'
'아니에요~ 처음뵙는거니까 더치해요~^^'
라고 밝게 웃는 그녀를 보는데
여기서 거절하면 내가 뭔가 으시대는걸로 보일까봐
그냥 쿨하게 받는척 하면서도 뭔가 기분이 이상했어...;;
안내받은 방으로 들어갔는데 심장이 쿵.............
일반노래방이랑은 좀 다르게 그냥 딱 룸싸롱같은 구조인거야...
쫌이따 양주 시키려나?? 나 오늘 통장 털리는건가??? 장기도 털리나???
갑자기 엄마가 보고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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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지만 여기까지 써볼게...
두세편만 더 써보고 반응 안좋으면
그냥 사라져버릴게...ㅠㅠ
재미없는 글 읽어준 사람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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