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3살때 3o대 ㅅr서공MU원과 ㅇr다 뗀 ssul.(4)
뭔가 저번 글을 마지막으로 긴 전개를 끝내고
애초에 말하려 했던 본 내용으로 넘어가니, 뭔가 속도도 나고 쓰는 재미도 있네요.
해서 조금 빨랐네요
일단은 같이 가보자고 얘기는 해놨고......
그녀도 웃으며 사무실로 떠났는데, 나는 한동안 얼떨떨하고 당혹스런 느낌에 사로잡혀 조금 골머리가 아팠음.
본래 혼자 가려던 여행이였는데 계획에도 없던 동행이 생기니 설레이다는 느낌 보다는 조금 불안한 느낌이 앞섰음.
거의 6개월 동안 못해도 수십 번을 만나왔고 그럴 때마다 매번 가벼운 마움으로 집 앞 카페나 호프에서 만나는 게 일상이었는데,
이렇게 본격적으로 단 둘이 외지로 그것도 일박이일 동안 여행을 떠나야 된다는 생각에.....
무턱대고 허락은 해놨는데 이게 정말 맞고 내가 원하는 것인지, 순간적으로 당황해서 '같이 가봅시다' 라고 한 건 아닌가......
그것도 그런데 이 누나는 대체 어떤 의도로 새파랗게 젊은 남자와 외지로 여행을 떠나려는 건지,
나를 남자로 생각하기는 커녕 너무 편한 동생같이 느껴서 같이 가자고 한 건가(나는 아닌데....,)
아니면 뭔가 다른 목적이 있는데 내가 눈치를 못채고 있나......
그래서 나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10살이나 차이나는 사서공무원과의 여행을 대해야 하는지 생각이 많아지며 머릿속이 복잡해지려는 그 찰나에,
한 편으론 고민해봤자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참 고민할 게 없어서 이런 걸 고민거리로 삼는 내 자신이 이상해서
이왕 가는거 편하게 생각하고 이러나 저러나 마음 맞고 서로 잘 어울리는 친구같은 사람과 같이 가면 나쁠 것도 없고......
그리고 혹시나 일이 어떻게 잘 풀려서...... 눈으로 보기엔 좋은 몸매를 가진 그녀를 볼때마다 마음 속으로, 그저 상상으로만 생각하다 그쳤던 것들,
의도치 않은 스킨쉽이 이뤄질 때 마다 마음 한 켠에서 홀로 적적히 울리던 욕망들이 실현되어 평생 기억에 남을 하루가 된다면......
그만큼 좋을 것도 없기에 곧바로 휴대폰을 집어들고 카톡을 날렸음
[괜찮다면 오늘 여행일정 짜보고 싶은데 OO카페에서 볼래?]
조금 시간이 흐르고 꺠똑! 소리가 들렸다.
[웅 좋아 몇시에 볼까?]
[난 퇴근하고 가있을테니 편한 시간 맞춰 와요.]
[웅 알았어 좀 있다가 봐.]
당일 저녁, 한적한 교외 인적없는 카페서 만난 우리는 본격적으로 여행계획을 짜기 시작하였다.
이미 내 취향대로 세워둔 플랜이 있었지만 백지화시키고 둘의 취향과 관심사를 동시반영해 새로운 루트를 짜기로 하였음.
일단 먼저 영화제 일정에 큰 틀을 맞추기로 하였으니 영화제 홍보팜플렛을 참고하여
이틀동안 서로 보고싶은 영화를 시간대별로 몇개 씩 고르고 의견을 취합해 타협선을 정해서 4작품의 영화를 골랐다.
그리고선 동선에 따른 이동시간을 생각해 남는 시간 계산하여 주변 체험부스나 명소 몇 군데를 정했고 이건 여행 도중 형편에 따라 유도리있게 바꾸자고 입을 모았음.....
역시 여행의 가장 큰 재미는 사전에 계획하고 준비하는 데 있다고들 하는데
그게 틀린 말은 아니었는지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누나가, '이건 어때?' '저건 어때?' '이렇게 해보는 건 어떻게 생각해?' 라며 말하는데 나도 덩달아 참 기분이 좋아졌던 거 같음....그러다가 문득 누나가,
"옷은 어떻게 입어야 되지? 아직 조금 추우려나??" 라며 골똘히 생각에 잠기는데
"뭘 고민해요, 그냥 평상시 입는 편한 옷 입으면 되지." 라고 맘에도 없는 말을 뱉었는데
내가 한 말은 안중에도 없는지 평소 누나는 낙서하는 습관이 있는데 냅킨 같은 데에다가 옷 같은 걸 그리더라고,,,,
내가 볼 땐 뭐 유치원에서나 볼법한 미취학아동같은 그림을 그리는데 그거 보면서 골똘하게 생각하는 모습이 왜이리 귀엽냨ㅋㅋㅋㅋㅋ그래서,
"저기 혹시 쥬쥬의 그림일기 그리세요?" 라며 새어나가는 웃음 참으며 말하니까
"신경쓰지 말아줄래?" 라며 콧바람 흥-하는데 나도 모르게 흐뭇하고 마음이 포근해져서 '뭐 그러죠.' 하는 순간
숙이고 있던 그녀의 단발머리 위로 손이 제멋대로 나가 두 번 쓰다듬다 순간 '뭐지? 뭐 하는 거지' 라는 생각에 흠칫 놀랐지만 침착하게 손을 뺐다.
"뭐가 묻어있었어." 라고는 헛기침 몇 번 작렬하니까 누나가 의심하는 표정에 입술을 앙 다물고는 살짝 입가에 미소를 띄운 채로,
"저기요 아저씨, 귀여우면 그냥 쓰다듬어도 돼요." 라며 날 보고서는 개구장이같은 표정을 짓드라.
"뭘 쓰다듬어요, 강아지세요?" 괜히 얼굴이 달아오른 나는 급하게 커피를 깨작거리며 마셨다.
"......너 쓰다듬는 거 같았는데?"
"아닌데?" 라며 짓궃게 묻는 그녀를 외면하며 괜히 바깥으로 시선을 던지니 집요하게 내 시선을 본인 쪽으로 끌어당기며,
"그럼 또 다시 내 머리에 손대지마" 이래서
"뭐가 또 묻어있으면?" 이라니까 그녀의 이쁜 보조개가 웃음과 함께 오목하게 패였다.
그러고선 "아저씨, 원래 그렇게 귀여웠어요?" 라며 커피에 꽂아진 빨대를 츕츕 빠는데 아 오랜만에 레알로 설레가지고 마음이 저 바닥 아래까지 쿵하고 내려앉더라...
새어나오는 웃음 억지로 참으면서
"왜 자꾸 아까부터 아저씨래......계획이나 마저 세우자고요" 라며 팜플렛을 가져다 보는데 자세를 조금 낮춰 내 시선에 눈을 맞추고는
"근데 오늘 나 귀엽지 않아?" 라며 헤헤- 웃는데 오늘따라 왜 이러나 싶기도 해서 몇 번이고 봐왔던 그 얼굴을 문득 보니,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단정히 가르마타고 내려 귀 뒤로 넘긴 브라운의 컬헤어,
가벼운 화이트톤 화장을 한 조막만한 얼굴에, 오목조목한 이목구비들......그간 수개월 동안 지켜봐온, 다를 게 없는 그 얼굴이 맞는데.....
다시 봐도......그녀의 웃을 때 휘어지는 사랑스러운 눈매와 아담하며 오똑하게 솟은 코,
콕-하고 패인 보조개와 천사가 가볍게 손을 댄 오목한 인중 그 아래 붉은 윤기가 흐르는 입술,
날렵하게 휘어지는 고양이같은 입가의 주름은 매번 똑같았는데, 왜 그 날 따라 사랑으로 보였을까.
그 때 누나의 귀여운 웃음과 편하고 상냥한 표정을 마주하는 순간 찾아온 진도 9.0의 떨림은 몇 차례고 강력한 여진을 머금고는 23살 예민한 남자의 마음을 수차례 흔들었지.
오랜 썸을 마치고 사랑에 빠지는 순간이었음.
내가 그녀라는 바다를 향해 낙하산도 없이 속절없이 메다꽂혀 허우적대고 숨이 차는 느낌이 들자 번뜩이며 정신을 차린 나는 여전히 답변을 바라던 그녀의 천진난만한 얼굴과 마주했다.
그 때의 나는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 감이 안와서 입만 들썩이며 망설이니,
"치이, 귀엽다는 말 한 마디로 해주기가 그렇게 어렵냐?" 라며 토라지길래,
"세상에서 제일 귀여워서 할 말을 잃어버렸어." 라며 나도 모르게 조금은 옛다! 받아라, 같은 어투로 말을 해주니 서운한 표정으로 입술을 삐죽이다가,
"됐다 됐어, 뭘 바래."
"아냐, 진짜에요. 나 입에 발린 말 못하는 거 알잖아." 라며 싱긋 웃으니 조금은 풀린 표정이지만 손톱으론 테이블까지 꾹꾹 찍어누르는데
"조심해 앞으로." 라며 두 눈이 도끼눈이 되는데 내 눈에는 그저 귀엽기만 하고 더 장난치고 싶었는데 그러다간 진짜 냉전시대가 될 거 같아서,
"아니 근데 그러다 진짜 내가 반하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요?" 라며 정말 신중한 표정과 말투로 소근대니까 슬그머니 얼굴 근육이 풀리더라.
잠깐 동안 애꿏은 커피만 쭉쭉 마시다 "......말이나 못하면." 이라며 살짝 얼굴을 붉히는데 안그래도 하얀 얼굴이 발그레해지니 그 때 뭔가 처음으로 아랫도리가 꼴리기도 하면서 느낌 묘하드라.
그래도 급한 불은 껐다 싶어 재빨리 주제를 환기시키며 "계획이나 마저 짭시다. 이제 남은 건 차편과 숙소인데......" 라며 고민에 빠지자
" 내 차로 OO역까지 가서 기차타고 가면되지." 라며 걱정을 덜어주었다.
"오케이..... 그러면 이건 내가 당일 기차시간보고 적당히 끊어놓을께. 숙소는 어디가 좋을 거 같아?'
"네 생각은?"
"원래 혼자 갔다면 게스트하우스나 도미토리인데.....아마 누나는 불편할건데."
"도미토리는 뭐야?"
"큰 방에서 남자 여자 같이 자는거."
"와, 그거는 나한텐 진짜 힘들겠는데......" 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그냥 편하게 호텔로 가자. 난 잠자리가 편해야되서" 라며 툭- 던지듯이 말하드라.
"모텔?" 이라고 되물으니 마치 서로 귀마개를 쓰고 단어맞추는 게임하듯
"호-오-테-엘" 이라고 한글자씩 주지시켜 주더라.
"아, 호텔......"
사실 오늘 계획을 짜는데 있어 서로 타협점을 찾는데 숙소문제가 제일 민감할 거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조금 조심스러운 것도 있어서 목소리 톤을 조금 내리며,
"......어 나야 물론 나쁠 건 없지만......" 이라며 살짝 눈치를 봤는데 별 문제 없다는 듯 으쓱해보이더라고.
"다 좋은데......근데 단 하룻밤 자는데 그것도 호텔에서 투룸하면 괜한 쌩돈 나갈 거 같은데...... 지금 성수기라 비쌀 걸......난 그냥 혼자....."
"방은 그냥 하나만 잡아."
".....하나만?"
"웅."
"그래.....그럼 나는 다른 데 알아볼께."
그렇게 조금은 시무룩한 톤으로 이야기를 마치려는 찰나,
"뭘 또 따로 구해......그냥 같이 자." 라며 별 일 아니라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는데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진짜 처음에는 어떤 동요나 흥분도 보이지 않으려고 진짜 이를 개쎄게 악물고 입술까지 안으로 말았는데 진짜 어쩔수 없이 파블로프의 개처럼 웃음이 질질 새더라.
존나 이건 그냥 남자라면 동요 안할 수가 없는 문제거든ㅋㅋㅋㅋ싫으나 좋으나 모든 역사의 시작이니까....
가타부타 앞뒤 안재고 웃음 먼저 나오는데 참 이 때 나도 남자긴 남잔갑다 했지......
그렇게 실실 베어나오는 웃음 주체 못하고 있는데 건너에 앉아있는 자리에서 영문 모를 싸늘함이 스멀스멀 올라오더니 날 선 한기가 느껴져서 정신을 차리니 개정색 빨고있는 보영누나가
"뭔 생각 하냐?" 며 몸뚱이를 도륙낼 듯 째려보고 있었음.
"이거는.....그냥 남자의 무조건반사 같은거야......누나가 만약......"
"손끝이라도 건들면...... 알지?." 라며 놓여있던 포크를 처키처럼 틀어쥐는데 그 하얀 손으로 잡아보겠다고 그러고 있는 모습이 사랑스러워 보이더라.
"아니 그래서 그냥 게스트하우스에서 잔다니까, 왜그러세요 정말." 라고 뭔가 난처하면서도 기분은 째지는 복잡미묘한 표정으로 심경을 대신하니, 포기한 듯 표정을 풀며 바닥을 드러낸 커피잔을 둔탁하게 내려놓더니,
"......트윈베드룸으로 구해" 라며 세상 쿨하게 말하는데, 와 이 때 이게 연상의 맛인가 하는 생각도 들더라.
그 후 뭔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듯 말을 마치고선 별 다른 말 없이 휴대폰만 보고있는 누나의 뾰로통?한 얼굴을 보며 난 '적당한 곳으로 알아보겠다' 며 말을 마쳤다.
여튼 그렇게 숙소와 차편까지 정하고 몇 가지 세부적인 것 까지 이야기를 마치고 나니,
어느덧 밤이 깊어 누나 차를 타고 내려와 자주가는 돈가스 집에서 배 좀 채우고 내일 연락하자며 헤어졌다.
헤어지고 난 후 나는 설레이는 마음을 조금 잠재울 심산으로 일단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 사서 한적한 공원에서 마시며 몇 가지 생각을 하였다.
일단 뭔가 대국적인 마인드로 준비해야 할 것들이 몇 가지 있었는데 일단은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음모(陰毛)를 다듬어야 했음.
나는 턱부터 발등까지 털로 가득해서 음모 역시 정글인데 미관상 좀 보기 그래서 꼭 필요했고.....
콘돔 역시 핸드폰으로 몇 가지를 검색해보다가 콘돔은 그냥 얇은 게 장땡이래서 마저 맥주를 마신 후 다시 편의점에 들려 일회용 면도기와 제일 얇은 콘돔 몇 개를 사서 집에 돌아왔다.
바로 샤워를 하면서 음모에 거품을 내어 밀 곳은 깔끔하게 밀어버리고 그러다보니 혹시 똥꼬털도 뽑아야 하나 고민하다 이건 오바떠는 거 같아서 놔뒀음
* 참고로 일반 면도기로 ㅈ털 미는 거 아님 나도 다음 날 뾰루지 ㅈㄴ생겨서 개당황했음, 정 밀어야된다면 마데카솔 같은 거 발라줘야함
샤워 마치고 방에 들어와 발기 시켜서 콘돔도 한번 끼워보는데 이걸 쓸 생각 하니까 뭔가 남자 된 거 같고 마음이 웅장해지더라...ㅋㅋㅋㅋㅋ
여튼 그러다가 내가 스킨이나 향수같은 걸 안써서 인터넷으로 적당한 거 주문해놓고 침대에 누웠는데 잠이 올리가 있나ㅋㅋㅋㅋㅋㅋㅋㅋ
이미 영화제같은 건 저 멀리 태양계를 떠난 보이저2호처럼 떠나보내고 내 머릿 속엔 온통 어떻게 무드를 잡아야 하나...
어떤 말을 어떻게 해야하나.....어떻게 리드를 해야되나...첫경험이라고 말하는 게 좋겠지? 싶기도 하고
침대에 벗겨져 누워있을 보영의 유려하게 뻗은 하얀 나신와 탐스런 가슴과 귀여운 발가락까지 상상하니 날까지 새울 거 같더라....
존나 이 상상이 제발 무위로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는데 어둠 속에서 휴대폰 액정이 반짝이더라.
보니까 보영누나한테서 온 카톡이었음.
[뭐해? 자?] 라고 와서 조금 뒤척이다,
[아니, 누나는?]
[잠이 안와......]
[나도.]
잠깐 텀이 지나고 돌연 보영누나가
[나 진짜 오랜만에 여행가는데] ......
-그래도 마음 맞는 사람이랑 가서 좋다] 이라길래 괜히 마음이 울려서.
[잘 준비해서 재밌게 갖다옵시다] 라니까
[웅.] 이라는 짧은 답문이 오고 난 잠시 후
[멋있게 하고 나와 맘에 안 들면 같이 안 간다] 라며 괜히 삐쭉거렸고
[ㅇㅇㅇ자세요]
[너도 잘자]
간단한 대화임에도 뭔가 마음이 저릿저릿하더라.....더 이상 꼴릿한 상상은 안들고 잠깐 책 읽다가 스르르- 잠들었다.
그로부터 2일 후, 각자의 근무지에 월요일 연가를 낸 우리 둘은 일요일 오전 9시에 OO역 앞에서 보기로 하였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동네에서 나를 픽업해 함께 역에 도착할 계획이었지만, 하루 전날 잠깐 할 일이 있다며 먼저 역에 가있으라는 연락을 해왔고 알겠다고 했다.
당일 이른 오전 나는 살짝 컬이 남은 머리는 가볍게 뒤로 쓸어넘기고 핏 맞는 청바지에 베이직한 하얀 티셔츠와 좋아하는 구두를 신고
약속시간 보다 약 10분 일찍 집을 나섰고, 쏟아지는 봄볕이 전하는 기분좋은 포근함과 조금의 설레임+흥분+기대감에 고취되어 부지런히 움직여 역전에 도착하였다.
외진 곳에서 빠르게 담배 한 개비 태우고 바지밑단에 가볍게 향수를 뿌리고 작은 가방에 넣고서 아침부터 붐비는 역전의 사람들 헤쳐가며 카페에서 녹차라떼와 커피 하나를 사서 기다리고 있었음.
그러나 5분이 지나고 10분이 지나도 누나는 오지않았고 애초에 이런 돌발변수를 생각해 약속시간을 넉넉히 잡아놔서 큰 걱정은 없었지만
결국 식어버린 녹차라떼는 버려버렸고 기차출발 20분 전, 저 멀리 로터리를 돌아 역외 주차장으로 들어서는 누나의 승용차가 보였다.
어차피 늦을 것도 염두에 두고 있었고 보통 여자는 남자보다 챙길 것도, 꾸밀 것도 많다는 걸 알기에 딱히 화가 나진 않았고
되려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파킹하고 내려서 가방 두개를 들고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는 누나의 표정이 평소같진 않았다.
괜히 덩달아 마음이 조금 무거워져 표정관리 잘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와중에 원피스를 입고있는 그녀가 걸어오는데
내가 평소 보아왔던 모습과 너무도 달랐는데 하얀 바탕에 파란 꽃무늬로 나염처리된 봄꽃같은 원피스는 무릎 언저리까지 내려와 얕은 너울처럼 흔들렸고,
고동색 낮은 굽의 단화는 그녀의 하얀 다리와 대비되어 잘 어울렸으며, 화장은 평소처럼 가벼워 보였으나 입술에 붉은 포인트를 주었고,
가볍게 말아올려 뒤로 질끈 묶고선 몇 가닥 잔머리처럼 흐트러놓은 헤어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만났던 이래로 제일 아름다운 모습에 진짜 여자가 맘 먹고 꾸미면 이렇게 되는구나 싶어 한참을 벙쪄있다가 어느새 곁에온 그녀에게서 은은한 과일향이 퍼지자 말문이 열렸다.
"첫 여행부터 늦는 건 조금 오바인데?" 라고 말하며 표정은 괜찮다는 듯 털털하게 웃으니 긴장했던 표정이 조금 말랑말랑해지더라.
가까이에서 본 누나의 모습은 정말 예뻤다. 말 그대로 화사한 봄의 전령이었지. 나는 전체적인 차림에 눈을 떼지 못하였고 그녀의 행동 손가락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으려 했다.
"미안 세탁소가 문을 좀 늦게 열어서 옷을 빨리 못찾았어. 많이 늦진 않았지?"
"지금 입고 온 옷?"
"웅."
"이쁘네. 왜 이리 예쁘게 하고 온거야?"
"그래? 신경 좀 썼지. 오랜만에 여행 가는데." 하고는 내 몸을 쭈욱 훓더니
-너도 오늘 느낌이 좀 색다르네?" 라길래
"멋있다는 걸 색다르게도 말하시네." 라며 웃으니 따라서 헤헤-웃는데, 이렇게 이쁘고 나이스한 여자와 일박이일 여행을 떠난다니 그 때 실감이 나며 찐행복이 피어오르드라.
"하나 들어줄까? 무거워?" 누나가 들고있던 가방을 가르키며 물었고,
"아냐, 놓치겠다 빨리 들어가자." 라며 앞서 걸어가는 그녀의 뒤를 따라 인파로 붐비는 플랫폼으로 바쁜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제 시간에 기차에 올라탄 우리는 마주앉아 담소를 나누며 누나가 싸온 과일과 여러 간식도 먹으며 전주로 향했다.
약 2시간 정도 걸려 전주역에 내린 우리는 바로 택시를 잡아 타고 예약해놓은 호텔로 향했다.
전주천을 타고 올라가는 택시 안에서 우린 다시 한번 일정을 체크해보았음.
일단 달리 짐이랄 것도 없지만 빠르게 체크인하고 방에 불필요한 짐을 우선 내려놓고 객사쪽으로 이동해서 구경하다 첫 영화를 보고 나와 전주에서의 첫끼를 먹는 것이었다.
그렇게 대충 이야기를 마치고 각자 바깥 구경을 하는데 솔직히 나는 호텔 같아보이는 건물만 보여도 아 막 속 타고 가슴 떨리고 손에 땀차는데......
옆에 앉아있는 보영누나는 내 속도 모르고 차창 밖 흐르는 전주천의 푸른 물길과
한복 입고 오가는 사람들 보며 그저 이쁘다며 나한테 막 봐보라고 리액션을 다그치는데 '어...어어...그러네.' 하며 눈만 뜨고 있었는데 호텔 앞이더라.
내려서 곧장 로비로 가 내 이름대고 체크인 하려니 아직 시간이 안됐다며 2시부터니까 짐만 맡아준다더라고.
아 그래도 뭔가 깔끔하게 세수도 하고 재정비하고싶어서 어떻게 안되겠냐 하니까 세부예약내역 보더니 큰 객실은 아마 청소가 끝났을 거라면서 잠깐 통화하더니 올라가도 된다더라.
방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는데 몇 일전 호텔을 알아볼 때 이미 누나한테 가능한 맥시멈을 물었고
그 프라이스에 맞춰 가장 나은 곳을 알아보고 예약을 했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본대로 커다란 침대 두 개가 들어설 정도로 널찍하고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단번에 받았다.
목욕가운은 기본이고 여성용 고급슬립에 비싼 냄새 물씬 나는 화장풀 비누 일회용품 등등,
사용자의 취향에 맞춰 갖가지 조명도 고를 수 있었고 고급호텔의 상징인 주류냉장고에 간단한 룸서비스까지 가능한 곳이었다.
물론 정말 비싼 호텔에 비해서는 별 볼일 없었지만 이런 곳은 눈뜨며 살았어도 봉사처럼 몰랐기에 속으로 우와- 하며 감탄하고 있는데
누나는 창문 쪽 침대 먼저 선점하고서는 복장 그대로 침대로 뛰어드는데 찰나지만 훌렁 하더니 치맛 속이 보이더라.
애써 못 본 척 하면서 여기저기 구경하는데 아 ㅅㅂ 자꾸 치맛 속이 떠오르냐ㅋㅋㅋㅋㅋ
괜히 뻘줌해서 벽에 걸려있는 여성용 슬립 만지면서 '와 여기 이런 것도 있네' 이 지랄함..... 내가 그러고 있으니까,
"나 따로 잠옷 챙겨왔어." 라며 가방 속에서 뭔가 천쪼가리를 집어들더라.
뭔가 암만 봐도 잠옷 같아보이지는 않았는데 여튼 애써 쿨하게 아 그러냐며- 짧게 대답하고는 조망까지 체크하는데
전주천이 내려다 보이고 멀리 한옥마을도 보여서 밤이 되면 볼만 하겠더라.
여튼 그렇게 짐을 내려놓고 나서 각자 선글라스는 필수요 난 반바지로 갈아입고 슬리퍼 착용하고 누나는 챙 넓은 모자만 챙겨서 나와 곧장 객사로 향했다.
그 때의 시간은 정오, 결전의 시간까진 약 7시간 남았더라.
숫자로 I박Z일 안써지는 거 실화냐?
이 썰의 시리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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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날짜 | 제목 |
1 | 2020.09.17 | Z3살때 3o대 ㅅr서공MU원과 ㅇr다 뗀 ssul. (18) |
2 | 2020.09.20 | Z3살때 3o대 ㅅr서공MU원과 ㅇr다 뗀 ssul.(2) (20) |
3 | 2020.09.29 | Z3살때 3o대 ㅅr서공MU원과 ㅇr다 뗀 ssul.(3) (8) |
4 | 2020.10.04 | 현재글 Z3살때 3o대 ㅅr서공MU원과 ㅇr다 뗀 ssul.(4) (1) |
5 | 2020.10.09 | Z3살때 3o대 ㅅr서공MU원과 ㅇr다 뗀 ssul.(終) (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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